학습장애, 학습부진, 학습지진 (정신건강의학과 정철호 교수)
2015.03.10 3068 관리자
공부 못 한다고 다 ‘학업부진’ 아니다
지능, 신체장애 등 원인에 따라 약물·상담치료 등 치료방법 선택
새학년이 시작되는 봄이다. 이 시기엔 아이가 공부를 잘 못한다며 학업 부진문제를 호소하는 부모님도 늘어난다. 일반인들이 말하는 학습장애는 학업부진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업부진을 정신건강의학적으로는 ‘학습장애’와 ‘학습부진’, ‘학습지진’으로 구분한다.
협의의 ‘학습장애’란 지능은 정상 수준이고, 시각·청각 장애 등이 없는데도 어떤 특정 인지장애(읽기, 쓰기, 산술)가 있다면 읽기장애, 쓰기장애, 산술장애로 진단한다.
‘학습지진’이란 지능수준과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같은 학년 아동과 비교해 떨어지는 지적장애(지능지체)로서, 지능지수(IQ) 정도 보다 사회적응 정도에 따라 분류하기도 한다. 이 경우 대개 특수교육이 필요하다.
‘학습부진’이란 지능은 정상 수준인데 어떤 다른 요인(가정내 문제 등의 환경적 요인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정서적인 문제)에 의해서 지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를 말하며, 대부분 정신건강의학적인 약물치료나 상담치료가 필요하다.
학습장애나 학습부진 아동은 지각문제나 주의산만의 문제, 기억과정이나 책략의 문제, 인지적 결함뿐 아니라 사회적, 정서적인 문제도 함께 나타난다. 즉 학습장애 아동은 부모, 교사, 또래관계에서도 어려움을 보이는데, 의사소통의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사회적 행동에서도 상대방이 거부와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들을 보이며, 정서적으로는 우울하거나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특히 부정적인 자아개념과 자신의 능력수준을 왜곡하여 자신을 상당히 머리가 나쁜 아이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피드백은 좌절감, 낮은 동기수준, 학습거부 등으로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우울감을 느끼고, 청소년기에는 비행을 보일 위험도 매우 높다고 보고된다.
학업문제의 진단을 위해 기본적으로 지능검사와 기초학습능력검사를 실시한다. 신경학적 문제와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가 의심되면 신경심리검사와 주의력검사도 실시한다. 또한 학습의욕 및 동기, 자신감의 부족, 부정적인 자아상, 우울감과 무기력감 등 정서적이거나 성격적인 문제의 평가를 위해 대부분 성격검사를 추가한다.
이러한 평가와 진단 후에 학업부진의 원인, 문제의 심각한 정도, 개인별로 어려움을 겪는 영역(수학, 읽기, 쓰기)에 따라 적절한 개별치료프로그램을 구성하여 1:1의 교육을 통해 어려운 점을 보완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예로 ADHD가 수반된 아동에게는 약물치료와 충동적 문제해결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인지-행동 치료를 실시하고, 지각-운동적 결함이 있는 아동에게는 시-지각적 훈련 프로그램을, 적절한 학습책략을 사용하지 못하는 아동에게는 인지적 책략 교육과 실행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훈련한다. 또한 학년이나 연령이 비슷한 학업 부진 아동들을 집단으로 치료, 교육함으로써 집단원간의 교류를 통해 자기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회적 문제해결능력과 자신감, 학습동기도 더욱 향상되도록 도와줄 수 있다.
부모님들은 아이가 어릴 때의 발달이나 이해능력이 정상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읽기, 셈하기, 혹은 쓰기 등의 부분에서 아무리 교육을 시켜도 잘 배우지 못한다면 학습장애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한편 이전과 달리 학업성적이 저조해지는 경우에는 혹시 다른 정서적, 환경적 문제 때문인지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진단을 내린 후에 적절한 치료와 대처를 해야 한다. 따라서 학업부진 아동의 경우 조기발견, 조기치료를 하여 인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도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 정철호 교수 /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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